“양자컴퓨팅·통신·센싱 융합, 산업 맞춤형 인재와 연구 거점 육성” [양자컴 시대] / 박준석 차세대통신사업단장
“아직 양자 컴퓨터는 체계가 제대로 잡혀 있지 않은 초기 단계다. QPU(양자 프로세서) 주변의 관측과 연결을 위한 아날로그 측면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의 역량이 있다. 향후 양자 컴퓨터를 위한 QRAM(양자 메모리) 또한 주목하고 있다.” 박준석 국민대학교 차세대통신사업단장은 IT조선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양자 컴퓨팅 관련 생태계와 향후 방향성에 대해 이와 같이 소개했다. 국민대학교에서는 AWS(아마존 웹 서비스), IBM과의 협력과 함께 IQM의 양자 컴퓨터를 직접 도입해 학생들에게 ‘양자컴 시대’의 다양한 가능성을 제공할 수 있는 교육 환경을 구현할 계획이라 밝혔다. 국민대학교는 지난 7월 ‘양자캠퍼스 선포식’을 통해 양자 기술 선도 대학으로 나서겠다는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이는 ‘국내 10대, 세계 100위권’ 대학으로의 진입을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양자 기술의 컴퓨팅, 통신, 센싱 분야를 기존 특성화 분야 및 특성화 진입 단계에 있는 분야와 융합해 초격차 특성화 분야를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지리적 조건에 묶이지 않는 적극적 산학협력과 학교간 협력에도 나설 계획을 제시했다. 극초반 단계 양자 컴퓨팅 시대, ‘QPU’ 밖에서도 길 있다 박준석 단장은 현재의 양자 컴퓨터에 대해 “과거 PC시장 초반기와 비슷한 상황”으로 표현했다. 이는 하드웨어의 틀은 나와 있지만 아직 운영 환경의 체계가 제대로 잡혀있지 않다는 것이다. 박준석 단장은 “아직 양자 컴퓨터는 양자 체계의 운영 시스템이나 양자 데이터를 그대로 저장할 수 있는 양자 메모리 등의 구성 요소들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고 프론트앤드 중심으로 일부 알고리즘 검증 및 계산용 백엔드 컴퓨팅 응용단계”라며 “현재는 특정 문제 해결에 효과가 있지만 범용성에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현재의 양자 컴퓨팅의 중심에는 ‘양자 프로세서(QPU)’가 있지만, QPU를 동작시키고 결과를 관측하는 영역은 ‘광학, 마이크로파, 환경 및 제어, 인터페이스 기술 등 전통적인 아날로그 중심’이라고 언급했다. 박준석 단장은 “양자 컴퓨터를 만드는 데 QPU의 비중은 생각보다 크지 않다. QPU와 연결되고 양자 현성을 관측하는 방법은 기존의 ‘아날로그’와 초고주파 RF(Radio Frenquency) 통신 관련 역량이 중요하다. 이 부분에서는 이미 우리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양자 컴퓨팅 시대에는 사용자 경험(UX) 측면의 변화도 놓치지 말아야 할 부분”이라 덧붙였다. 박준석 단장은 “컴퓨팅 시대의 발전 계기에는 ‘메모리’가 있었다. 양자 시대에 우리는 양자 상태의 정보를 그대로 처리하기 위한 ‘양자 메모리(QRAM: Quantum Memory)’를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양자 메모리는 앞으로 양자 컴퓨터가 늘어나고 데이터 구조가 바뀜에 따라 수요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며 “생산 또한 한국은 최고 수준의 반도체 미세공정 기술이 있다. 이를 활용하면 지금과는 판도가 바뀔 수 있을 것”이라 덧붙였다. 한편, 현재 국가의 정책 지원에서는 특정 분야와 주제에 관심이 집중되는 것에 대한 우려도 나타냈다. 박준석 단장은 “현재 양자와 관련해서는 전문가들도 실제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특정 기관 중심의 주제 설정과 방향보다는 많은 대학과 연구기관들에 골고루 갈 수 있는 구조로 만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국민대 ‘양자캠퍼스’, 양자컴퓨터 도입과 기존 체계 협력 모두 선택 국민대학교는 지난 7월 ‘양자캠퍼스 선포식’을 통해 양자기술 선도 대학으로 나서겠다는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당시 국민대는 기술 상용화를 위한 실증 플랫폼 구축, 기술 주도권 확보를 위한 연구거점 성장, 산업 맞춤형 양자 인재 양성 등 세 가지 전략적 방향을 제시한 바 있다. 특히 양자 컴퓨터를 직접 도입할 계획과 함께 기존 양자 컴퓨팅 기술을 가진 IBM, AWS(아마존 웹 서비스)와의 협력을 가져간 부분이 흥미롭다. 국민대학교가 ‘양자 캠퍼스’ 선포에 나선 데는 ‘국내 10대, 세계 100위권’ 진입을 위한 전략적 측면이 꼽혔다. 국민대학교는 이를 위한 대학의 특성화 분야 다각화와 초격차 특성화 5개 분야 발굴을 목표로, 양자 기술의 컴퓨팅, 통신, 센싱 분야를 국민대학교의 기존 특성화 분야 및 특성화 진입 단계에 있는 분야와 융합해 양자기술 기반 공학, 인문사회분야 5개 초격차 특성화 분야를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박준석 단장은 “IBM과 AWS와는 MOU(업무협약)를 통해 양자 클라우드 기반의 여러 교육 과정을 만들고 있다. 양자융합부를 신설하고 하반기 학부 과정 개설을 준비 중이다. 학부 과정에는 양자 플랫폼 개발이나 양자 알고리즘 실습 등이 포함된다”고 소개했다. 이어 “온프레미스 양자 컴퓨터 도입 논의를 하고 있는데, 가능하면 교육과 연구에 활용 가능한 멀티 큐빗 시스템을 도입하려고 한다”며 “향후 양자 컴퓨터에 우리가 연구하고 있는 QRAM과 양자메모리 기반 양자통신의 결합 환경까지도 제안했다”고 언급했다. 양자 컴퓨터 도입에서 박준석 단장은 “양자 컴퓨터로의 여러 가지 접근법을 확보하는 것이 학생들에게 현실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클라우드 환경의 다양성과 함께, 가능성을 보이는 인재들에게는 온프레미스 환경에서 더 고급 혁신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양자 기술과 연계를 통한 혜택을 기대할 수 있는 영역으로는 기존에 국민대학교가 경쟁력을 가진 ‘금융, 물류 및 경영’, ‘AI’, ‘친환경 미래차’, ‘바이오’ 등을 꼽았다. 특히 전기차 배터리의 정밀한 평가나 신약 개발, 유전자 분석, 물류 최적화, 리스크 관리 등에서 양자 컴퓨터의 활용 가치가 높을 것으로 기대했다. 또한 박준석 단장은 “이제 양자에서도 새로운 사용자 경험 제공을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민대학교에는 이러한 부분을 다루는 학과도 있고, 협력을 통해 준비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국민대학교는 수도권의 슈퍼컴퓨터 환경 구축에 적합한 양자 컴퓨터를 서울 북부권에 도입해 인근 대학교들과 이를 함께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박준석 단장은 “이번 도입 시도는 서울 내 대학교에서 처음이다. 성북구 관내에는 대학이 8개고, 종로와 노원구 등까지 넓히면 16개교 정도가 된다. 이들 학교와 함께 할 수 있는 클라우드 인프라의 구축도 논의하고자 한다”고 언급했다. 산학협력 관련 측면에서는 “입지 문제는 없다”고 밝혔다. 박준석 단장은 “우리의 산학협력 대상은 물리적 거리에 제약받지 않는다. 이미 국민대학교는 주변에 산업 단지 등이 없는 입지라 해도 2023년에 기술 이전 실적으로 1위를 기록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산학 협력 대상으로는 AWS나 IBM, IQM 등 글로벌 기술 기업들도 보고 있고, 좋은 성과를 내고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현재 사회적 문제로 제기되는 지방 소멸 문제 등에 대해서는 행정 제도 등에서 다른 접근 방법을 고민해야 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국민대학교가 설치할 온프레미스 양자 컴퓨터를 활용한 협력 대상으로는 다양한 협력 관계에 있는 대학교들도 꼽힌다. 가장 먼저 꼽힌 대상은 ‘차세대 통신 혁신융합대학 사업’ 참여 대학이다. 현재 박준석 단장은 차세대 통신 혁신융합대학 사업단의 총괄 사업단장을 맡고 있고, 국민대학교와 서울시립대학교, 한국항공대학교, 울산과학대학교, 전남대학교 등이 참여하고 있다. 또한 국민대학교는 미래모빌리티 사업단에 참여하는 국민대학교 외 7개 대학교나 업무협약이 체결된 주변 대학교들을 고려하면 대략 20개 가까운 대학교와 양자 컴퓨터를 기반으로 한 협력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했다. 박준석 단장은 “이러한 20여 대학에 양자 컴퓨팅 관련 교육 과정 등을 제공하는 등으로, 양자 컴퓨팅의 저변을 서울 북부 중심으로 해서 만들어보고자 하는 계획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권용만 기자 ※ 위 기사는 IT조선 권용만 기자가 취재한 기사로, 게재에 대한 동의를 얻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