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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이 동사하는 현실, 바꿀 수 있어요" / 이지영(대학원 디자인학과 그린디자인전공 06) 동문

오는 4월 25일은 세계 펭귄의 날이다. 남극에 살고 있는 펭귄들이 북쪽으로 이동하는 시기에 맞춰 '위기에 처한 펭귄'의 현실과 보전 방안을 짚어보고자 기획된 날이다. 이날 국제남극보호연합(ASOC)은 전 세계적인 펭귄 보호 운동을 벌인다. 한국에서는 ASOC, (사)시민환경연구소, 서울환경운동연합, 리펭구르가 공동으로 캠페인을 준비하고 있다. 국내외에서 펭귄 보전을 위해 뛰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는다. - 기자 말

"방송이나 영화에서 펭귄을 많이 다루잖아요. 대부분 아무 근심 없는 귀엽고 발랄한 이미지로 표현하는데, 펭귄이 처한 현실은 그렇게 밝지만은 않아요. 기후변화 등으로 당장 생존에 위협을 받고 있거든요."

지난 2일, 수원시 기후변화체험관 두드림 지하 1층 전시장에서 만난 이지영 작가의 말이다. 그는 이곳에서 '펭귄은 눈을 좋아해'라는 제목으로 전시회를 열고 있다. 전시회는 자칫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는 기후변화를 펭귄 관련 작품으로 풀어 주는 것이 특징이다. 주제가 주제인 만큼 이 작가는 펭귄이 처한 위기 상황에 대해 이야기 했다.


▲ 각양각색 펭귄 가면 전시장 벽면에 부착된 다양한 색상의 펭귄 가면은 아이와 부모가 직접 오리고
색을 입힌 것으로 펭귄 종과 개체의 다양성을 상징한다. 

펭귄은 전 세계적으로 17종(일부에서는 18종으로도 구분)이 있다. 남극,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등 남반구에 서식하는 일부 펭귄들은 CITES(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에 의해 국제적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됐다. 남극을 대표하는 황제 펭귄의 경우도 지구온난화에 따른 서식지 감소로 2100년이면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이지영 작가는 "기후변화로 남극에서 눈 대신 비가 오기도 한다"며 "이럴 경우 어린 펭귄들은  동사한다"고 말했다. 어른 펭귄과 달리 어린 펭귄은 가는 털밖에 없어 저체온증으로 얼어 죽는다는 것. 실제 2008년 남극에 내린 비 때문에 아델리 펭귄 새끼의 80%가 감소했다는 외신 보도가 있을 정도다.
 

펭귄이 눈을 좋아할 수밖에 없는 이유


▲ 위태위태 남극과 펭귄 화석연료로 인한 온난화로 남극이 녹아내리고, 그에 따라 펭귄의 서식지 감소를
펭귄블록으로 형상화했다. 

그렇기 때문에 남극 펭귄은 비가 아닌 눈을 좋아할 것이란 게 이지영 작가의 해석이다. 작가는 전시장 유리창 앞으로 지름 5~10cm 크기의 눈꽃송이를 잔뜩 매달아 놨다. 자세히 보면 눈꽃송이는 펭귄모양으로 채워져 있다. 눈에 대한 펭귄의 간절한 염원을 담았다. 작가의 해석이 생기발랄하면서도, 한편으로 펭귄이 처한 상황 때문에 서글픈 마음마저 든다.

전시장 한편에 60개의 연탄이 직사각형으로 쌓여 있다. 거기에 투명 유리판이 놓여 있고, 그 위에 이지영 작가의 작품 '펭귄블록'이 세워졌다. 각기 다른 크기의 펭귄 블록 17개는 전 세계 펭귄 종을 상징하는 동시에, 화석 연료 사용으로 녹아내리고 있는 남극에서 위태롭게 버티고 있는 펭귄을 형상화 했다.

그가 펭귄블록을 고안한 데는 이유가 있다. "(아이들이)기후변화 문제를 재미없어 했다"는 것이 작가의 설명이다. 이지영 작가가 남극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2006년 국민대 디자인 대학원에서 그린 디자인을 전공하면서부터였다. 처음에는 지구온난화 포스터로 시민들에게 설명했는데, 기후변화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는, 특히 아이들을 이해시키기 어려웠다고 한다.


▲ 펭귄 가면 전시장에서는 아이들과 가족들이 직접 펭귄 가면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다.(이지영 작가 사진 제공) 

펭귄블록은 아이들 눈높이에 맞도록 '놀이와 체험'으로의 전환이었다. 반응이 좋았다. 이 작가는 "아이들은 자기가 직접 만지며 쌓아 올리는 펭귄블록을 재밌어 하는데, 하다보면 '이걸 내가 왜 쌓지?'라고 생각하게 된다"면서 "그러면 그때부터 자연스럽게 펭귄과 지구온난화 이야기를 설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황제펭귄이 혹한에서 살아남는 법

전시장에서는 아이들과 부모들이 직접 오리고 풀칠하는 펭귄 가면을 만들 수 있다. 색을 입히고 나면 가장 무도회에 사용해도 될 법하다. 전시장 한쪽 벽면에는 수박 모양, 동물 모양 등 그간 만들어진 다양한 펭귄 가면이 전시돼 있다. "펭귄 종류가 다르고 같은 종에서도 사람들처럼 각각 개성과 성격이 다르다는 걸 느끼게 해 주고 싶었다"는 것이 이지영 작가의 말이다.


 ▲ 펭귄을 위해 지구온난화를 멈춰주세요 수원 기후변화체험관 두드림 지하 1층에서 '펭귄은 눈을 좋아해' 전시회를 열고 있는 이지영 작가가 'STOP GLOBAL WARMING'이란 메시지를 들어 보이고 있다. 작가는 펭귄 알파벳도
직접 디자인했다. 

작가는 전시장 바닥에 세워진 수십 개의 펭귄 조각들을 가리키며 남극 황제펭귄의 혹한기 생존방법을 설명했다. 남극의 겨울은 보통 영하 50~60도까지 내려간다. 황제펭귄은 두꺼운 피하지방도 있지만 허들링(huddling)이라는 방법으로 체온을 유지한다. 무리가 모이면 천천히 돌면서 자리를 계속 바꾸는데, 무리 외곽과 중심부가 10도나 차이난다고 한다.

이지영 작가는 생존을 위해서 서로 도와야 한다는 걸 말하고자 했다. 사람도 지구상에 살고 있는 하나의 종으로서 펭귄들과 허들링 했으면 좋겠다는 것이 작가의 속뜻. 작가는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한 행동이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거창한 것보다 전기 절약,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등 지구를 위한 일상생활에서부터의 작은 실천이 결국 펭귄을 지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펭귄은 눈을 좋아해' 전시는 5월 31일까지 월요일을 제외하고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이지영 작가의 작품과 체험 행사는 오는 23일(일) 오후 2시 열리는 세 번째 '세계 펭귄의 날 행사'에서 만날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서울환경운동연합 누리집(http://ecoseoul.or.kr)을 참고하면 된다.


원문보기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313719

출처 : 오마이뉴스 | 17.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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