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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대기업일수록 분식회계 막기 어려운 까닭 / 박윤종(대학원 회계정보학과 박사과정 99) 동문

거대기업은 두 부류로 나누어진다. 글로벌이익창출능력을 갖추어 수조원이상의 이익을 내는 초우량기업이거나, 해외진출·투자를 잘못하여 불량자산이나 적자나는 해외자회사를 과다보유하던가이다. 거대기업일수록 오너나 최고경영진 스스로도 전체를 가늠하지 못할수 있고, 각 부분경영·경리실무자도 자기부분만 알지, 전체의 부실문제는 잘 알지 못할수도 있다. 책임문제 때문에 총괄콘트롤타워 역할도 기피한다. 잘못 손대면 터지니까 책임을 다 뒤집어 쓸 수 있다. 기업규모가 클수록 여러 나라의 각종 거래가 통합연결되어 있어서, 외부감사환경은 더욱 악화된다.

규모가 적은 하청제조업체는 단순주문생산납품이므로 매출·손익·자산·부채구조가 간단해 외부감사도 쉬운 편이지만, 글로벌 대기업은 전세계에 걸쳐 여러 가지 사업을 수행하므로 외부감사도 극도로 어렵다. 기업규모가 클수록 이해관계자가 많으니까, 외부감사인은 더 독립적으로 선임되어야 하는데, 과연 그럴까. 특히 글로벌대기업이 선임할 회계법인은 상위 4개 밖에 없어, 전임감사인제외, 특수용역발주관계제외 등을 빼면, 선임할 대안이 너무 적은 독과점 관계이다. 대기업일수록 회사의 힘과 영향력이 크므로 감사인자유선임권이 더욱 강하다. 특히 여러 자회사와의 특수관계자간 거래도 많으므로 외부감사인의 독립성 역할이 매우 중요한데, 대기업일수록 외부감사인의 예속구조가 더 심한 아이러니현상을 다음과 같이 분석해 본다.

첫째, 대기업의 자체의 흡인력이다. 대기업감사를 맡으면, 자회사들의 외부감사도 자동으로 따라서 들어온다. M&A 등 기타비감사용역업무도 많이 발주된다. 둘째, 감사보수의 절대액이 많게는 수십억원에서 수억원에 이른다. 회계법인소속회계사 여러 명의 생존권에 절대적 영향이 있다. 그러나 소형로칼회계법인의 감사보수는 평균적으로 2천만원 내외이고 소속회계사의 생존여부에 영향이 적으므로 예속되지 않고, 현장에서 발견한 분식회계문제나 쟁점불일치를 수정반영하고 잘 지적하기도 한다. 셋째, 초대형기업의 쟁점있는 회계처리주장을 거슬르기 어렵다. 워낙 큰 문제이니 손대면 대기업내외의, 다른 여러 자회사와 사업부서와 담당자에 영향을 미치므로 반발이 아주 세다. 넷째, 대기업은 회계·자금시스템이 잘 가동되므로 외감업무가 쉬울 것 같지만, 회사주장을 일방적으로 관철시키는 하향지시적 시스템이다. 반면에 회계감사는 체계적 시스템을 의심하면서 역으로 거슬러 올라가 파헤치고 조사하여 발견하고 반론을 제기해야 하는 것인데, 대기업회계시스템이 정교하고 잘 갖추어 질수록 현장회계사의 반대의견제시는 더욱 어렵다.

그래서 상장대기업 중심의 지정감사제 개혁입법안도 제출되어 있는데, 감사인선임의 자율권을 뺏는다는 반발과 자유시장경쟁원리 때문에, 대기업감사인선임위원회의 독립적기능강화와 분식회계손실 책임부담실질화가 대안으로 논의된다. 그런데 한국은 기업오너가 회장과 최고경영진으로 기업내부에서 상시근무하면서, 사외이사와 감사 등 감사위원회 구성원도 소액주주나 회사외부조직보다는 오너회장의 “쪽지”임명장으로 대부분 결정되므로, 아직 독립성과 소신있는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듯하다. 결국 기업과 오너와 감사위원회와 외부감사인 어느 조직도 기업경영의 투명성을 밝혀내는 독립성있는 공익조직이 되기에는 현행자유선임제하에서는 영영불가능한 듯하다. 외부감사는 서비스업행위가 아니고 공법·공익보호의무인데, 외부감시, 조사, 파수꾼인 외부감사인이 독립성이 없으니 실질적 책임을 묻기도 어렵다.

기업의 외부감사인자유선임권과 감사보수지급권은 절대적인 힘이다. 여기서 감사인의 정신적, 물리적, 경제적 독립성을 유지하기 어렵다. 특히 대형회계법인 일수록 초대형상장기업을 도맡아 감사하고 있는데, 대기업 하나에 담당소속회계사 여러 명이 먹고사니 더욱 예속될 수 있다. 대형회계법인은 대부분 현장회계사가 5년차 이내이니 경험이 부족할 뿐 아니라 공인회계사법 제34조(이사 외의 자는 감사불능)로 인해, 파트너에게 상명하복해야 하므로, 소신껏 일하는 분위기도 아니라고 한다. 대형회계법인은 중소형법인에 비해 초대형기업 하나로 인한 피해도 크므로 부자몸조심하느라 더욱 예속되기도 한다. 지금까지 대우그룹, 현대건설, 동양그룹, STX그룹, 대우조선해양 등 거액분식회계를 일으킨 대마불사급 초대형기업의 외부감사인은 모두 대형회계법인들이었다. 초대형기업이 대형회계법인을 이렇게까지 예속시키는데, 중소형회계법인은 당연히 더 안중에도 없을 것이다.

안세회계법인
박윤종 대표

공인회계사
서울고,서울대 경영학과,서울대 경영학석사,국민대 회계정보학박사, 삼일회계법인, 안건회계법인 이사, 한국외대 국민대 경영학 겸임교수

 

원문보기 : http://www.joseilbo.com/news/htmls/2017/05/20170517324629.html

 


 

 

출처 : 조세일보 | 2017.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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