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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전공 융합 ‘팀팀 클래스’ 확대…“베스트보다 온리 원이다”/ 유지수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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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대는 상해 임시정부 지사들이 국리민복(國利民福)을 구현할 교육기관 설립에 뜻을 모아 1946년에 세운 대학이다.  백범 김구 선생이 기성회 발기인 대표, 해공 신익희 선생이 초대 이사장을 맡았던 까닭이다. 교육철학은 공동체 정신과 실용주의다. 개인보다는 팀워크와 팀플레이를, 이론보다는 실용학풍을 더 중시한다. 국민대는 요즘 대학가에 화제를 부르고 있다. 2012년 3월부터 창조적 혁신가인 유지수 총장이 산업 현장과 캠퍼스, 전공 간 경계가 없는 커리큘럼 개혁을 진행해 4차 산업혁명의 상징 대학이 된 것이다. 공대·예술대·법대 등 13개 단과대 간 융합 수업, 국내 대학 최초의 4차 혁명 페스티벌, 창업선도대학, 대학혁신지원 파일럿(PILOT) 사업은 대학들의 벤치마킹 모델이 되고 있다. 11일 꽃이 반발한 서울 성북구 정릉동 캠퍼스에서 유 총장을 만났다.
  

팀플레이
공대·법대 등 13개 단과대 융합 수업
학생들에게 창의 DNA 일깨워줘

공동체 정신
지역사회와 함께 해야 대학 발전
성북구 초등학교 안전지도 등 성과

원칙 파괴
고학년 과목을 저학년 때 가르치고
동아리 활동 통한 창업도 학점 인정

코딩 교육
4차 산업혁명시대 실습이 더 중요
코딩을 알면 도전 의식 충만해져

 


유지수 총장은 ’문명사적 전환기의 고등교육 핵심은 이론이 아니라 데이터를 활용한 실습과 체험“이라며 ’중국처럼 규제를 풀어 날개를 달아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민규 기자] 


Q 최상위권 대학을 제치고 국민대가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A “사실 스탠퍼드대나 하버드대는 항공모함이지만 우리는 몇백t짜리 배에 불과합니다.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 대학과 견주어도 그렇고요. 따라 할 필요도, 여력도 없죠. 조 단위 예산 대학과 항로가 같으면 이길 수 있나요? 그래서 전략적 포지셔닝(strategy positioning)을 했어요. 우리의 장점인 실용주의와 공동체 정신을 더 강하게 다지자는 전략입니다.” 
  

미국 뉴욕 와그너대를 모델로 삼아
 

Q 정글 속 생존경쟁과 같은 대학의 미래에 중요한 컨셉이네요.

A “맞아요. 신선한 파괴와 충격, 팀플레이가 요체죠. 팀팀 클래스(Team team class)와 커뮤니티 매핑(community mapping) 프로젝트가 대표적입니다. 팀팀 클래스는 응용학과와 도자공예학과 등 서로 다른 두 개의 전공을 융합해 하나로 만든 개념입니다. 지난해 시작했는데 성과가 좋아 올해 11개로 확대했어요. ‘생애사 아트북 만들기’(한국역사학과+입체미술 전공),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마케팅 전략(경영학 전공+빅데이터 경영통계 전공), 쿠민이의 걸릴레오 TV(사업학+영화 전공) 등이 있어요.” 

 

Q 수업은 어떻게 하나요.

A “쿠민이의 걸릴레오 TV를 보죠. 학생들은 지적재산권(3학점)과 온라인 영상콘텐츠 기획개발(2학점) 과목을 동시 수강하고, 교수들은 공동강의를 합니다. 그 과정에서 창발적 아이디어가 나옵니다. 신임 교수와 연구년 교수는 의무화했고요.” 

 

Q 커뮤니티 매핑 프로젝트도 특이합니다.

A “지역 사회 이슈를 수집해 웹 지도에 공유하는 공동체 교육입니다. 지난해 평창 겨울패럴림픽 때 장애인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게 음식점·문화업소 등 3508건을 담은 앱을 만들었어요. 성북구 29개 초등학교 안전지도 매핑도 성과를 냈고요. 학생 급감 저출산 시대에 대학이 지역사회와 함께 호흡하지 않으면 설 자리가 없어요.” 
유 총장은 미국 뉴욕 스태튼 아일랜드의 와그너대(Wagner College)를 모델로 삼았다고 했다. 1883년 설립한 재학생 2200여 명의 소규모 대학이다. 전공 벽이 없는 공동체 몰입 학풍으로 유명하다. “융·복합은 전략이 치밀해야 돼요. ‘대세’라고 어설프게 건드리면 정체성이 모호해집니다. 인문·사회계열은 장점이 많지만 공대는 달라요. 센서·소프트웨어·기계 등 배워야 할 게 얼마나 많습니까. 학부생은 심화 전공이 더 효율적일 수 있어요.” 유 총장은 ‘원칙을 지키지 말자’는 소신을 학교 행정에 녹이고 있다. 고정 관념을 깨고 새로운 시도, 새로운 교육을 한다. 고등교육의 파이어니어로 불리는 연유다.
  


Q 유레카와 알파 프로젝트도 특이합니다.

A “1학년에게 경영학 원론을 먼저 가르치면 안 된다고 봐요. 가르쳐도 잘 모릅니다. 학습효과가 뚝 떨어지죠. 그래서 역발상으로 고학년 과목을 저학년 때 가르치자는 겁니다. 선(先) 체험, 후(後) 이론이 유레카 프로젝트죠. ‘알을 파괴하는 학점’이란 뜻의 알파 프로젝트도 같은 맥락입니다. 동아리 활동을 통해 창업에 성공하면 그 활동을 학점으로 인정해 줍니다.” 
4차 혁명 트랜드에 밝은 유 총장은 코딩 예찬론자다. 미국 유학 시절 코딩을 활용해 논문을 작성할 때 매력에 빠졌다고 한다. “코딩하면 도전의식이 충만해져요. 깨쳐가는 희열은 말로 표현할 수 없죠. 2015년부터 신입생 필수과목으로 지정한 이유입니다.” 교육과정 파괴를 통해 어떤 인재를 키우려는 것일까. 대답은 명료했다. “경험하지 못하면 이해할 수 없고 발전할 수 없어요. 호모 헌드레드 시대에는 나만의 것이 하나 있어야 경쟁력이 있어요. 창의 DNA를 일깨워 베스트(best)보다는 온리 원(only one)을 만들어야지요. 세상에 베스트는 많아도 온리 원은 하나뿐입니다. 융·복합 사고와 팀플레이로 오리지널리티(originality)를 창출해야 합니다.”
 

 

Q 유독 팀플레이를 강조하시네요.

A “물론 스타도 많이 나와야 합니다. 하지만 팀(TEAM)에서 같이 생각하고(Think), 표현하고(Express),  실천하고(Act), 창조하면(Make) 일을 낼 수 있어요. 개별적으로 서울대나 KAIST와 경쟁할 필요가 없어요.” 
국민대는 자동차 분야의 최고를 자부한다. 자동차공학·자동차 IT융합·소프트웨어학과 등 3개 전공의 커리큘럼을 통합 운영한다. 자동차 관련 교수만 25명이다. ‘세계 대학생 자작 자동차 대회(Formula-SAE)’에서 4위(아시아 1위)를 했고, 국내 최초로 친환경 자율주행 트램도 선보였다.
  

 


Q 자동차에 강한 배경이 있나요.


A“1993년 쌍용자동차가 해체되기 전 자동차학과 개설을 요청했어요. 기자재를 많이 줘 출발부터 실습 위주였지요. 설계 도구인 ‘카티아(Catia)’를 최초로 가르쳤죠. 실력이 월등해 명성이 났죠. 국내 유일의 자동차융합대학도 단과대로 만들었어요. 자동차에 빠진 학생들이 일을 낼 겁니다.” 
  

 

자동차학과 최고 … 대학들 벤치마킹
 

 

Q 애로점도 있을 것 같네요.


A“괴테가 ‘꿈을 포기하는 젊은이는 생명이 없는 시신과 같다’고 했지요. 자율주행차의 미래도 꿈을 향한 도전정신에 달려 있어요. 만들어 보지 않은 사람의 지식은 시냇물, 직접 만들어 본 사람의 지식은 바닷속 깊이와 같아요. 4차 혁명의 핵심은 실습입니다. 그런데 데이터가 없어요. 자율주행차도, 인공지능(AI)도 데이터가 없으면 소용없어요. 규제를 풀어야 해요. 중국은 날고 있잖아요.” 

 

Q 교육부는 재정지원 사업을 통해 대학을 흔듭니다. 어떻게 보세요.


A “순기능도 많아요. 자동차 엠블럼처럼 순위가 정해진 서열을 깰 유일한 방법이잖아요. 경쟁은 숙명입니다. 물론 역기능도 경계해야죠. 획일적인 평가기준과 과도한 자료 요구는 개선해야죠. 사고가 나면 접수시간을 못 맞출까 봐 서류 실은 차량 뒤에 백업차가 따라가는 코미디가 벌어집니다.” 
유 총장에게 총장직은 어떤 자리냐고 물었더니 대답은 이랬다. “‘명예가 아닌 멍에를 쓴 자리다’, ‘군인·사장·검찰 출신은 못 한다’라고도 하죠. 대학은 버튼만 누르면 쫙 움직이는 곳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소통·용기·희생이 필요한 자리입니다.”

 

 

주말엔 두문불출 인강 듣는 ‘코딩 중독자’

경영학자인 유 총장은 자동차 전문가로도 유명하다. 미국 유학 시절 미국과 일본의 자동차 배틀을 목격하고 관심을 갖게 됐다. 이론보다 현장을 더 중시해 교수 시절엔 국내 부품업체 40여 곳을 직접 찾아다니며 생산·관리 실태를 훑었다. 자칭 ‘코딩 중독자’이기도 하다. 주말에는 두문불출하고 인터넷 코딩 영어 강의를 듣는다. 자바스크립트(Javascript), 파이썬(PYTHON), 장고(Django) 같은 프로그래밍 언어다. 어릴 적엔 외교관이 되고 싶었는데 공부를 게을리했단다. 첫 직장인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에서 ‘박사’ 아니면 명함도 못 내밀자 공부를 다시 시작해 학자의 길을 걸었다. 2012년부터 맡은 총장직을 내려놓으면 직접 사이트를 만들어 늘 안타깝게 생각하던 ‘코피노(Kopino)’를 돕는 일을 하고 싶단다.
  
한국전쟁 중인 1952년 부산의 한 소금 창고 건물에서 태어나 “성격이 짠 것 같다”고 자평한다. 2남 2녀 중 둘째. 경복고·서울대 농학과(75년), 미국 일리노이주립대 경영학 석·박사(86년). 국민대 경영학과 교수(87년), 재무조정처장·경영대학원장·연구교류처장. 한국자동차산업학회장·현대자동차 인재개발원 자문교수.

 

출처: https://news.joins.com/article/23446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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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중앙선데이ㅣ19.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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