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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24시] 잃어버린 '北核 안보자결권' / 박휘락(정치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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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후 27~28일 사이에 베트남 하노이에서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북한의 비핵화에 관한 담판을 실시한다. 김 위원장은 장장 60시간에 걸친 열차 이동을 시작했다. 국내 언론에는 미국과 북한의 타협안에 관한 전망기사가 많지만 우리 정부의 입장과 관련된 조치는 전혀 보도되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 달성”을 촉구했지만 우리 대통령은 남북경협을 떠맡겠다는 말만 했다고 한다. 북한이 핵무기를 폐기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것인가? 

남북한은 법적으로 6·25전쟁의 휴전상태이고 북한이 그들 주도의 한반도 통일을 포기했다는 증거는 없다. 북한이 핵무기 위협이나 사용으로 통일을 추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러한 불안으로 현 정부는 남북대화를 통한 비핵화에 진력하고 있고 국민들은 ‘완전한 비핵화’가 포함된 지난 4월 ‘판문점선언’에 열광한 것이다. 그러나 1년 가까운 지금까지 북핵 폐기는 여전히 오리무중이고 예비역 장성들이 단체까지 만들어 걱정하고 있듯이 ‘9·19군사합의’를 통해 우리의 감시 및 대응능력만 약화된 상태다. 현 정부는 북핵을 어떻게 폐기시키겠다는 것인가?

과거 국가안보를 중시하는 정부들이었으면 지금쯤 북핵 폐기를 위한 정부 차원의 특별팀을 구성했을 것이고 이 팀이 북핵 폐기를 위한 한국의 전략과 정책을 수립해 정부의 제반 노력을 효과적으로 결집시킬 것이다. 이 팀은 미북정상회담에 관한 미국과 북한의 입장을 정확하게 추적하면서 한국이 조치해야 할 바를 수시로 대통령에게 보고할 것이다. 대통령도 이 팀의 보고에 근거해 미 대통령과 직접 상의하거나 장관 및 실무선에 지시해 한미 양국의 입장을 조율할 것이다. 그러나 현 정부의 이러한 노력은 전혀 찾아볼 수 없고 북한과 미국의 협상 방향을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것 같다. 북한이 동창리 미사일 시험장과 영변 핵시설을 폐기할 것인지, 미국이 평양에 연락사무소를 개설하거나 종전선언에 동의해줄 것인지, 북한이 대륙간탄도탄과 관련해 어떤 양보를 할지, 미국이 그에 대해 어떤 대가를 제공할 것인지 ‘깜깜이’인 것 같다. 현 정부는 미국과 북한이 협상해 결정하는 대로 따라가겠다는 것인가? 

공교롭게도 이번 하노이 미북정상회담은 우리 선조들이 일제의 강점에 항거했던 3·1절 100주년 직전에 열린다. 그런데 독립선언문이 “우리 조선이 독립된 나라인 것과 조선 사람이 자주적인 국민인 것을 선언”함으로써 시작되듯이 3·1절의 근본정신은 ‘자주’와 ‘자결’이다. 외세에 의탁하면 나라의 선진화가 가능하더라도 그것을 마다한 채 우리 스스로의 나라를 우리의 힘으로 만들어가겠다는 것이 ‘3·1정신’이다. 이렇게 본다면 이번 미북정상회담에 관한 우리 정부의 태도는 3·1정신에 부합되지 않는다. 자주의 정신도 자결의 노력도 전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현 정부에 묻고자 한다. 이번 하노이 미북정상회담에서 북핵 폐기에 관한 분명한 방향이나 일정이 제시되지 않아도 괜찮은가? 북한은 미국을 공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탄을 폐기하는 대신에 미국은 북한의 핵무기 동결을 수용해도 받아들일 것인가? 북한의 부분적 비핵화 약속에 부응해 미국이 주한미군의 상당한 감축을 약속해도 수용할 것인가? 미국이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을 허용하는 것으로 결정하면 자체의 검토 없이 이행하기만 할 것인가? 현 정부는 어떤 기준으로 이번 하노이 회담의 성공 여부를 평가하려는가?

자주와 자결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다면 강대국의 일부가 되면 안전해진다. 그러나 우리 선조들은 수천년 동안 자주독립을 위해 주변국의 침략에 저항했고 우리의 정체성을 수호하기 위해 피를 흘렸다. 그런데 우리에게 핵심위협인 북핵의 해결을 미국에만 의탁하는 게 맞는가? 그러다가 미북이 주한미군 철수와 북핵 폐기를 교환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 그 결과 한국이 1973~1975년의 남베트남처럼 될 가능성은 없는가? 안보자결권의 회복을 강력히 촉구하는 바이다.

원문보기: https://www.sedaily.com/NewsView/1VFFSF4PV1

※ 이 기사는 '뉴스콘텐츠 저작권 계약'으로 저작권을 확보하여 게재하였습니다.
 

출처 : 서울경제 | 19.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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