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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인터뷰] 박종기 고려건국1100주년기념준비위원장 / 박종기(한국역사학과)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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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사는 통일시대를 대비하는 아주 중요한 핵심가치 입니다.” 한국중세사학회 고려건국1100주년기념준비위원장이자 박종기 국민대 명예교수가 최근 서울 휴머니스트 출판사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그는 “고려 왕조는 한반도의 실질적인 통일 왕조”라면서 “남북 화합과 통합이 중요한 시점에서 고려사는 큰 교훈이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남북이 공동으로 발굴한 개성 만월대를 비롯해 남북통합의 물꼬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고려 문화의 핵심지역은 경기도”라면서 “경기 정명 천년을 맞은 경기도도 역사 속 의미를 함께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Q 고려건국 1100주년을 맞았다. 어떤 것을 의미하는가.
A 지금으로부터 100년전인 1918년에는 일제 식민지 지배하에 있었기 때문에 고려의 건국을 기념하는 여건이 될 수 없었다. 1100주년을 맞는 올해는 해방이후 처음으로 고려의 역사를 성찰할 수 있는 특별한 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고려 왕조는 한반도의 실질적인 통일 왕조로 볼 수 있다. 오늘날 남북통일이라는 역사적 과제를 안고 있는 시점에서 고려가 한반도를 통일해 가는 과정을 재조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Q 고려건국1100주년기념준비위원회에서는 어떤 준비를 하고 있나.
A 한국중세사학회에서 고려 건국 11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고려건국1100주년기념준비위원회’를 발족했다. 준비위에서는 크게 학술사업과 학술행사를 추진한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학술사업이다. 고려시대의 묘지석을 판독하고, 지난 100년 간의 고려사 연구 성과를 백서로 정리한다. 고려시대에는 지하에 묘지석을 세웠다. 

묘지석에 세겨진 묘지명에는 고려시대 인물의 전기가 담겨 있다. 평균수명, 가족관계 등 당시의 구체적인 상황을 알 수 있다. 고려사 연구의 블랙박스인 셈이다. 묘지석은 개성에서부터 시작해 200여점이 발굴됐다. 초창기에는 일제 학자들에 의해 많이 판독됐다. 그 자료들이 지금 국립중앙박물관에 그대로 보관돼 있다. 이제는 우리가 직접 판독할 필요가 있다. 재판독한 자료들과 국내 학자들이 진행한 고려사 연구 성과를 백서로 정리해 나갈 것이다. 아울러 정리된 자료를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해 누구나 공유할 수 있게 할 것이다.

Q 상당한 시간과 예산이 필요할 것 같다.
A 올해부터 2028년까지 5개년에 걸친 사업이다. 약 30억원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남북역사학자협의회, 국사편찬위원회, 국립중앙박물관, 국립중앙도서관 등 많은 기관들의 협조가 필요하다. 현재 예산 확보를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 중이다.

Q 얼마나 가치가 있는지.
A 무엇보다 고려시대 자료를 확대하고, 미래 고려사 연구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는데 아주 중요한 작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판독에 따라 새로운 정보를 추가적으로 얻을 수 도 있다. 또 그동안 빛을 보지 못했던 다양한 자료들을 다시 점검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특히 고려사 연구에 대한 후속 세대를 양성하는데 중요한 기틀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한다. 

고려사는 한국사 왕조 가운데 가장 소외된 학문이다. 고려사에 대한 연구자도 적다. 2015~2016년 2년간 한국사의 각 분야별 연구 논문 숫자를 따져보니 고려사가 7% 밖에 안됐다. 왕조로 따지면 고대, 고려, 조선, 근대, 현대까지 5개 시대다. 평균치인 20%도 차지하지 못했다는 것은, 고려사 연구가 그만큼 취약하는 것을 보여준다. 연구가 활성화 되면 질적으로도 상당히 높아질 것이다. 단순히 일회성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아니다. 1100주년을 통해 고려사 연구를 활성화 시키고, 학문 후속세대를 양성하고자 하는 것이다.

Q 학술행사에 대해서도 설명해 달라.
A 고려건국 일이 음력으로 6월15일, 양력으로 7월25일이다. 올해 7월25일을 기점으로 남북역사학자협의회와 공동으로 남북에서 소장하고 있는 고려유물에 대한 학술회의를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경기문화재단, 인천문화재단과 함께 고려왕조를 국제적인 시각에서 분석하는 국제학술회의 ‘동아시아 문물 교류와 고려왕조’(가칭)를 개최할 예정이다. 

고려가 가지고 있는 문화유산은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한다. 고려의 종이, 나전칠기, 불화, 청자, 금속활자는 당시 동아시아에서 가장 호평받았다. 고려 왕조가 가지고 있던 국제적인 시각을 다시 조명할 계획이다. 또 국사편찬위원회와 함께하는 공동학술회의가 있다. 국립중앙북물관에서 열릴 예정인 전시 <대고려전>에도 힘을 보탤 예정이다.

Q ‘2018 평창 동계올림픽대회’를 기념해 열리고 있는 <고려건국 1100주년 고려황궁 개성만월대 남북공동발굴 평창특별展>에도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A 2007년부터 개성공단이 폐쇄되기 전까지 10년동안 만월대 발굴 사업이 진행됐다. 이번 전시에서는 당시 발굴된 유물들을 디지털로 구현해 선보인다. 앞서 2015년 서울에서 선보였던 전시다. 당초 올해는 평창 동계올림픽을 기념해 실물 유물 전시는 물론 남북공동학술대회도 함께 추진하려고 했었다. 여러가지 상황으로 전시만 개최하게 됐지만, 남북의 화해와 평화 등을 상징하는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궁극적으로 남북통일을 위한 준비작업이라고도 할 수 있다.

Q 경기도에도 고려 관련 유물, 유적들이 많다. 하지만 고려 건국 1100주년에 대해서는 체감하기가 어렵다.
A 고려 왕조가 천자국 체제를 갖추면서 개성을 중심으로 경기지역을 설정했다. 안산 김씨, 이천 서씨, 인천의 인주 이씨 등 고려의 중요한 지배 세력도 경기과 인천에 있었다. 고려문화의 핵심이 바로 경기지역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1018년 고려 현종 9년에 개성을 둘러싼 둘러싼 외곽지역을 묶어 부르던 것이 경기라는 명칭의 시작이다. 올해 1천년이 됐고, 경기도는 경기 정명 1천년을 기념하는 다양한 사업들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고려 건국 1100년과 경기 정명 1천년은 뗄 수 없다. 역사 속에 있는 많은 의미를 함께 찾아야 한다.

Q 그렇다면 어떤 준비들이 필요한가.
A 경기일대에는 고려 왕릉이 3기, 왕비릉이 2기가 있다. 또 임진강변에 고려의 사당인 숭의전지가, 하남에 이성산성의 도시유적들이 남아있다. 용인 서봉사지와 같은 고려의 사찰도 많이 있다. 강화도의 경우 고려 왕조의 임시 수도 였기 때문에 궁터와 성터도 상당하다. 이 밖에도 경기, 인천 일대에 고려의 무수한 유물과 유적이 있다. 

이에 대한 면밀한 실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 보존과 정비 또한 필요하다. 강화도의 해양관방 유적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도 준비하다 중단됐다. 다시 추진해야 한다. 인문학이라는 속성 자체가 산학 협력이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고려사 연구는 꼭 해나가야하는 인문학적 과제다. 어느 한 단체와 기관이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지자체와 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원문보기: http://www.kyeonggi.com/?mod=news&act=articleView&idxno=1447820

출처 : 경기일보 | 18.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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