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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4차 산업혁명 선도하는 유지수 국민대 총장 | 시장 자율 존중하고 정부는 뒤로 빠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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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가 좀처럼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반도체에 쏠린 취약한 수출구조와 중국의 맹추격 속 미중 무역전쟁과 신흥국 위기는 한국 경제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한다. 산업은 산업대로 문제가 산적한 가운데 소득주도성장 정책, 기업 지배구조 개혁 등의 정책 실패는 경제위기에 대한 우려를 더욱 고조시킨다. 유지수 국민대 총장(66)은 학자면서도 실물경제를 분석하는 통찰력이 예사롭지 않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수적인 융합교육으로 대학가에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유 총장을 만나 한국 경제의 현안과 해법을 들어봤다. 
 
1952년 서울/ 경복고, 서울대 농학과 학사·경영학과 석사/ 1987년 일리노이주립대 경영학 박사/ 1987년 국민대 경영학과 교수/ 2000년 국민대 경영대학원장/ 2002년 국민대 경상대학장/ 2006년 한국자동차산업학회장/ 2012년 국민대 10기 총장/ 2016년~ 국민대 11기 총장(현)
 
 
Q 문재인정부 들어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제 시행 등에 따른 부작용이 적지 않은데요. 
 
무엇보다 정부가 직접 시장경제에 개입해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시각 자체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정부가 개입했다 시장을 무력화시킨 사례가 적지 않아요. LED(발광다이오드)가 대표적이죠. LED는 백열전구보다 수명이 20배 오래가고 전기료도 더 쌌기 때문에 국내에서도 유망 산업으로 각광받았어요. 국내 대기업들도 2010년 태양광, 바이오 등과 함께 LED를 신성장동력으로 육성 의지를 밝혔습니다. 하지만 2011년 당시 정부가 LED를 중소기업 적합 업종으로 지정하면서 제동이 걸렸어요. 국내에서 이력을 쌓을 수 없었던 대기업은 해외 시장에서도 중국 업체의 저가 공세에 밀려 제대로 자리 잡지 못했죠. LED는 자본집약적 산업이라 중소기업이 주도할 수도 없었습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이분법적 구도로 분석하는 것도 맞지 않아요. 1990년대 후반 대만은 중소기업 중심 경제로 주목받았지만 경제성장 과정에서 가격 경쟁력 등의 장점이 상실됐어요.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가급적 시장 자율에 맡기고 정부는 공정한 경쟁이 이뤄지도록 관리 감독하는 데만 충실하면 됩니다. 
 
Q 전 세계 국가마다 진행하는 4차 산업혁명은 침체된 한국 경제의 ‘마지막 탈출구’로 거론됩니다. 4차 산업혁명의 영향과 전망은 어떤가요. 
 
A 한국은 IT 중에서도 하드웨어에 특출 난 강점이 있는 국가예요. 무턱대고 소프트웨어 기반 구글, 아마존을 따라잡겠다는 식의 추종 전략은 지양해야 합니다. 하드웨어의 강점을 유지하면서 IT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소프트웨어 개발과 알고리즘·데이터 분석 등으로 확장을 꾀해야 해요. 
 
국가 연구개발(R&D) 전략도 새판을 짜야 합니다. 지금은 대학 교수들도 정부 프로젝트를 달가워하지 않아요. 결과물이 단기간에 도출되는 R&D 과제만 요구하기 때문이죠.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R&D 성공률이 95%가 넘는다는 통계는 그만큼 안정적 기술에만 투자가 이뤄졌다는 의미에요. 대표적인 R&D 강국으로 통하는 이스라엘은 정부 지원 R&D 프로젝트의 사업화 성공률이 30%를 넘으면 너무 평범한 과제들만 지원한 것이 아닌지 자성할 정도입니다. 안정적 상용기술 중심에서 위험이 있더라도 기초 원천기술 개발에 투자하는 방향으로 큰 물줄기를 바꿔야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Q ‘원고 엔저 쇼크’로 미국 수출이 급감하는 등 한국 자동차 수출이 역주행하고 있습니다. 
 
A 최근 국내 자동차 산업 위기는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심화 기조, 중국의 견제, 산업 자체의 패러다임 변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됩니다. 
 
미국 시장을 예로 들면 트럼프 미국 대통령 공언대로 수입 자동차에 25% 관세를 부과할 때 한국산 자동차가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것은 불가피합니다. 한국무역협회 ‘미 자동차 고관세 부과의 주요국 영향’ 보고서를 보면 미국의 25% 관세 부과 시 대미 자동차 수출 감소율은 한국이 22.7%로 가장 높았어요. 현재 국산 자동차 매출액 중 인건비 비중은 약 12%인데 인건비 2배 수준 관세를 물고 수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죠. 
 
중국은 상황이 더욱 심각합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중국 자동차 소매 시장에서 한국 브랜드의 시장점유율은 2014년 7.5%에서 2017년 4%로 크게 하락했어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과 현지 자동차 제조사의 급성장으로 지난해 판매량은 35.9% 급감했을 정도예요. 
 
Q 한국 자동차 산업의 활로는 어디서 찾아야 하나요. 
 
A 한국 자동차 산업의 지속적 성장을 위해서는 한중 간 외교적 노력이 절실합니다. 중국 시장에서 한국 자동차를 퇴출하려는 중국의 움직임을 어떻게 해서라도 국가가 막아줘야 합니다. 그리고 경쟁력 회복을 위해서는 노동법의 개정이 절실해요. 자동차 산업뿐 아니라 제조업을 살리기 위해서는 노동법 개정이 필수적이에요. 외국의 우리나라 공장에서는 한 라인에서 4~5개 이상의 모델을 생산하는 것이 일반적이죠. 국내 공장에서는 한 라인에 모델 2개밖에 생산하지 못합니다. 인력 활용도를 보여주는 작업 편성률도 외국 공장의 절반에 못 미쳐요. 
 
국가의 R&D 지원금도 자율주행과 같은 미래 지향적 분야에 전략적으로 필요한 센서, 마이크로 프로세서와 시스템을 타깃으로 재정비돼야 합니다. 벤처기업, 대기업, 대학이 함께 노력해 자율주행의 생태계를 만들어가야 해요. 
 
Q 자율주행차의 미래는 어떻게 보나요. 
 
A 현재까지 상용화된 자율주행 기능은 속도와 방향을 선택적으로 제어하는 보조적 기술인 레벨2 수준이에요. 2020년 상용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레벨3은 운전자가 언제든 개입해 제어권을 회수할 수 있는 상태로 자율주행 시스템이 차량을 제어하는 단계죠. 이는 AI가 차량을 완전히 제어하는 레벨4∼5 직전 단계로 보면 됩니다. 
 
현실적으로 4단계 이상은 일상생활에 적용하기까지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일단 한국은 지형 특성상 산악도로가 많고 시내 주행에서도 사각지대가 많은 골목길이 빼곡해요. 예외적인 상황을 모두 통제하기가 녹록지 않죠. 테슬라도 자율주행 운전 보조 시스템인 ‘오토 파일럿(Autopilot)’이 적용된 모델X와 모델S 차량이 잇따라 사고를 냈어요. 현재로서는 지금처럼 반자율주행 기능 중심에서 첨단 안전장치가 강화되는 수준으로 발전이 이뤄질 것 같습니다. 
 
Q 취임 이후 줄곧 융합교육을 강조했는데 국민대만의 차별점은 무엇인지요. 
 
A 국민대는 전공 간 경계를 허물고 현장 중심 체험을 강화하기 위해 ‘도자공예와 응용화학’ ‘법학과 체육학’ 등의 과목을 개설했어요. ‘팀팀 클래스’라 불리는 이들 과목은 이질적으로 보이는 두 전공을 묶는다는 데 특징이 있죠. 팀팀 클래스는 관련 있는 두 학과의 교수가 공동으로 진행해요. 학생들은 자기 학과의 전공 학점으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물론 시작은 쉽지 않았어요. 미대생(도예과)과 자연과학대 학생(화학과)이 만나는 수업을 만들자고 할 때도 ‘이게 가능하느냐’는 얘기가 나왔죠. 이 수업에서는 화학 성분의 변화에 따른 도료의 변화를 탐구했어요. 화학과는 도예과에 화학을, 미대는 화학과에 도료를 서로 가르쳤습니다. 교수들도 융합교육에서 융합연구의 아이디어를 얻게 된다고 하더라고요. 학생들도 서로 다른 지식을 공유하며 새로운 아이디어를 습득합니다. 
 
유지수 총장은 
 
혁신경영 전문가…대학 융복합교육 주도 
 
유지수 총장은 1987년 국민대와 인연을 맺은 이후 재무조정처장, 경상대학장, 연구교류처장을 지냈다. 2012년 총장에 취임해 2016년 연임됐다. 유 총장 취임 이후 국민대는 자동차공학과·바이오발효융합학과 등 개성 있는 학과와 국내 최초 비이공계 코딩 교육으로 유명세를 탔다. 
 
지난해부터는 미국 와그너대를 본떠 공대·예술대·법대 등 13개 단과대 간 융합수업도 직접 개발해 교육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역사학과와 연극학과 수업을 하나로 합쳐 독립운동가들의 구술사를 연극으로 재구성하거나 도자공예학과와 무기화학과가 만나 한국 도자기의 화학 성분을 연구하는 방식이다. 학자로서 전문 분야는 ‘생산관리’다. 한국자동차산업학회장을 거쳐 고문을 맡고 있다. 

 

원문보기 : http://news.mk.co.kr/v2/economy/view.php?year=2018&no=657755

출처 : 매경이코노미(매일경제) | 기사입력 2018.10.22 14:39:01 | 최종수정 2018.10.22 17: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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