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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외계서 온 지구특파원, 꿈도 조종할 수 있죠" / 조현(공연예술학부) 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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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각몽 각색해 글 쓰는 작가 조현, 두번째 단편집 '새드엔딩…' 펴내
"내 소설로 한 명이라도 치유 받길"

소설가 조현(50)은 한 편의 영화처럼 꿈을 꾼다. 40세에 신춘문예 등단을 안겨 준 작품도 지하철을 타며 꾼 꿈을 각색했다. 인류 멸망 후 로봇들이 T.S. 엘리엇의 '황무지'를 주제로 학술대회를 연다는 설정. 학술 논문 형태의 SF 소설로 화제를 모았다. 등단하자마자 이상문학상·황순원문학상 본심에 올랐고 평론가들 사이에서 '저평가 우량주'로 꼽혔다. 고(故) 김윤식 평론가는 "이 나라 소설판의 습속과는 별개의 좌표에서 출발했다고나 할까"라고 평하기도 했다.


소설가 조현은“취미로 자연과학 관련 서적을 읽거나 다큐멘터리를 본다”면서“다양한 분야에서 인간이 어디까지 진리를 탐구했는지 확인해보고 싶다”고 했다.

국민대 교직원으로 일하며 소설을 쓰는 그가 두 번째 단편집 '새드엔딩에 안녕을'(폭스코너)을 냈다. 현실과 꿈, 외계까지 넘나드는 소설은 지금 우리가 사는 세계가 진짜 현실인지 의심하게 만든다. '선택'에서 가상현실 기술로 면접을 보게 된 취업 준비생은 시험을 망치고 낙담한 나머지 회사 현수막을 발로 걷어찬다. 순간 암전. 깨어나 보니 이는 면접에 떨어진 상황을 가상현실로 만들어 애사심을 가늠하는 승진 시험이었다. 승진에서 미끄러지고 정리 해고된 뒤에도 이 모든 상황이 가상현실 속 면접일지 모른다는 의심에 시달린다.

그는 "학창 시절 감명 깊게 읽은 보르헤스의 '바벨의 도서관'에서 큰 영향을 받았다"면서 "한 곳에선 진리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도서관의 다른 방에서 바라보면 또 다른 모습으로 변한다"고 했다. 영화 '인셉션'에서 팽이를 돌려 현실인지 꿈인지 확인하듯 루시드 드림(자각몽·스스로 꿈 꾸고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는 현상)을 꾸는 법도 스스로 터득했다.

자각몽으로 꿈을 조종할 수 있게 됐을 때 무엇부터 했는지 물었다. "암으로 돌아가신 어머니를 불러냈어요. 연명 치료를 받으면서 욕창 때문에 피부가 다 벗겨지고 힘들게 돌아가셨거든요. 꿈에선 젊은 시절의 새하얀 모습으로 나와 '걱정하지 말고 잘 살라'고 말해주시더라고요." 그는 "꿈과 문학은 치유 효과가 있다는 점이 비슷한 것 같다"면서 "마음이 아픈 사람들이 소설을 읽고 한 명이라도 내면을 치유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표제작 '새드엔딩에 안녕을'은 결여가 있는 세상의 모든 이들을 위로한다. 소아마비로 늘 외톨이였던 아이가 슬프게 끝나는 동화들을 '해피엔딩'으로 고치면서 새 친구를 사귀게 되는 이야기. 그는 "남들보다 작은 키 때문에 슬프거나 손해를 보는 일이 많았다"면서 "내 약점을 인정하면 타인도 무언가 약점이 있을 거라 가정하게 되고, 타인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더라"고 했다. "새드엔딩을 해피엔딩으로 바꾸는 건 어렸을 때 제 버릇이었어  요. 지금도 가급적 행복하게 끝나는 작품을 쓰고 싶습니다."

그는 자신을 "클라투행성에서 온 지구특파원"이라고 소개한다. "외계인이라 생각하고 제3자의 입장에서 인간을 관찰하고 싶다"고 했다. "아직 인간 문명은 외계와 소통할 수 있는 감수성에 이르지 못했어요. 인간이 지구의 모든 생명체와 화목하게 살아갈 수 있을 때 외계 문명과 교류가 시작되리라 믿어요."

출처: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2/01/2019020102998.html?utm_source=naver&utm_medium=original&utm_campaign=news

 

※ 이 기사는 '뉴스콘텐츠 저작권 계약'으로 저작권을 확보하여 게재하였습니다.

출처 : 조선일보 | 19.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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