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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도 반한 ‘순금 헤드’… 풀세트 가격이 8400만원 / 최우열(체육학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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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비싼 클럽들 

최고급 플래티넘 소재에  
고객 몸 맞춰 손으로 제작  

日‘세븐드리머스’샤프트  
1개 가격만 200만원 달해  

우즈의 우승 퍼터 복제품  
한정판 1개 값 2200만원  

“경기력 향상 큰 차이 없어  
비싼 장식 등 눈가림 불과” 

해마다 1월이면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 오렌지카운티 컨벤션센터에서는 미국프로골프협회(PGA) 주최로 세계 최대의 골프용품 박람회인 PGA머천다이즈쇼가 열린다. 

65년째 계속되고 있는 이 행사는 전 세계 1000여 개 골프용품 관련 회사가 참가해 혁신적인 제품을 소개하는 신기술의 경연장이다. 

올해는 세븐 드리머스란 일본의 한 회사가 특히 많은 관람객의 발길을 붙잡았는데 다름 아닌 엄청난 가격 때문이었다. 샤프트 하나 가격이 자그마치 1800달러(약 201만 원)로 골프백 14개 클럽에 이 샤프트를 끼우려면 웬만한 국산 중형차 한 대 값인 2만5200달러(약 2816만 원)가 든다.  

도쿄에 본사를 둔 이 회사는 원래 우주항공산업용 부품과 가정용 로봇을 생산하는 첨단기술 기업이다. 이 회사의 샤프트가 어마어마하게 비싼 이유는 최고급 소재로 전문 기술인력과 첨단 설비를 이용해 고도로 정밀한 샤프트를 만들기 때문이다. 

이렇게 비싼 샤프트를 과연 누가 살까 싶지만 일본에만 도쿄와 오사카에 2개의 직영점이 있고 미국, 홍콩, 싱가포르, 한국 등 9개국에 24개의 현지 유통망까지 갖춘 걸 보면 생각보다는 수요가 꽤 있음을 미뤄 짐작할 수 있다. 

두 해 전에는 미국의 한 억만장자 벤처기업가가 직접 용품회사를 설립해 한 세트 가격이 보통의 3배가 넘는 600만 원가량의 하이엔드 골프 클럽을 출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 회사 제품은 전통적인 대량판매 방식이 아닌 최고급 피팅 스튜디오를 통한 100% 개인 맞춤식 제작·판매가 특징이다. 

이 밖에도 골프계에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초고가 클럽이 꽤 많다. 이제는 팔려 중국기업이 된 혼마의 베레스 S-05 T117 모델의 풀세트 가격은 7만5000달러(약 8383만 원)에 달한다.  

헤드는 모두 24K 금으로 도금되고, Pt1000 플래티넘이란 최고급 소재가 사용됐다. 회사의 최고 장인이 고객의 몸에 맞게 일일이 손으로 직접 제작하는데 주문부터 제품 수령까지 두 달이 꼬박 걸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할리우드 배우 잭 니컬슨과 대니 드비토, 그리고 인기 가수인 마크 앤서니 등이 주요 고객이다.

미국의 젬스팟 퍼터란 회사의 OM5-01 퍼터 헤드에는 2.5캐럿짜리 다이아몬드 5개가 일렬로 장식돼 있다. 이 퍼터의 가격은 1만 달러(약 1117만 원)다. 심지어 보석 장식 하나 없지만 이보다 더 비싼 퍼터도 있다. 퍼터 장인으로 유명한 미국의 스코티 카메론이 21개 한정판으로 만든 타이거 우즈의 1997년 마스터스 우승 퍼터 복제품의 가격은 2만 달러(약 2235만 원)에 이른다.  

그렇다면 이런 클럽들은 과연 비싼 가격만큼이나 공이 더 잘 맞을까? 설계 단계부터 CAD, 3D 프린터, CNC 밀링머신, 스윙로봇 등 첨단 장비를 이용하고 샤프트와 그립, 헤드의 주조·단조 공정을 외부 전문업체에 맡기는 요즘 브랜드 간 클럽의 성능 차이는 내세우는 만큼 크지 않다.  

장인의 수작업을 강조하는 것도 사실은 과거 클럽 제작 기술과 장비가 조잡하고 공정이 수공업적으로 이뤄진 시절에나 통하던 얘기로, 오히려 시대에 뒤떨어지고 있음을 자인하는 꼴이다. 비싼 장식이나 금도금 역시 가격을 높이려는 눈가림 마케팅에 불과하다. 

미국의 경제학자 소스타인 베블런(1857∼1929)은 가격이 비쌀수록 수요가 줄어든다는 전통적인 경제학 이론과 달리 비쌀수록 오히려 수요가 늘어나는 이른바 ‘베블런 효과’를 주장했다. 남들보다 돋보이거나 남들에게 뽐내고 싶어 하는 과시적 소비행태를 이르는 말이다. 

베블런 효과는 특히 갑자기 큰돈을 번 뒤 값비싼 물건의 구매를 통해 자신의 사회적 열등감을 만회하려는 사람에게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남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하거나 허영심이 많은 사람도 베블런 효과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물론 가격표의 마술로 비싼 클럽으로 바꾼 뒤 공이 더 잘 맞을 수도 있다. 미국의 한 심리학 실험에 의하면 같은 와인이라도 비싼 가격표가 붙으면 사람들은 향과 맛이 더 좋다고 느꼈다. 

뇌 사진에서도 비싼 와인일수록 후각, 미각, 촉각 등 감각을 통합해 최종적으로 맛을 판단하는 눈 바로 뒤쪽의 내측 안와전두피질이 더 활성화됐다. 비싸면 더 맛있을 것이라는 주관적 믿음이 뇌의 인식에도 영향을 줘 실제로 더 맛있게 느끼는 일종의 플라시보 효과(가짜 약 효과)다. 문제는 이런 플라시보 효과가 오래가지 않고 금세 사라진다는 점이다.  

국민대 골프과학산업대학원 교수 

스포츠심리학 박사 

 

원문보기 :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18121001032839000001

출처 : 문화일보 | 2018년 12월 10일(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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