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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과 전망] '소주성' 속도조절보다 완전 폐기해야 / 류재우(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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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참한 실패 확인된 '소주성'
강압적 국가개입 고집 말고
민간 창의 살리는 정책 전환을"

류재우 < 국민대 교수·경제학 >

 
경제가 심상치 않다. 1분기 수출과 수입 모두 준 데다 경상수지는 2012년 이후 최저치이고 환율은 치솟고 있다. 설비투자 증가율은 -11%로 외환위기 이후 최악이며 분기별 경제성장률도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미·일 등의 선진국 경제가 좋은 상황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다. 항간에는 위기를 대비해 달러를 사둬야 한다는 말까지 돌고 있다.

고용사정도 처참하다. 해마다 30만 명 정도씩 늘던 취업자 수는 전일제근로로 환산할 때 20만 명 이상 감소한 것으로 파악된다. ‘역(逆)산업화’의 진행을 알리는 듯한 농업부문 취업자 증가 현상도 외환위기 이후 처음이다. 실업률은 금융위기 이후 최고를 기록하고 있으며 청년 체감실업률은 25%에 이른다.

정부는 경제나 고용시장의 어려움을 얘기하는 것을 진영논리로 받아들이는 듯하다. 부정적인 인식이 홍보 부족 때문이라며 좋은 통계를 골라 발표하기도 한다. 경제나 고용이 양호하다는 대통령의 발언도 있었다. 그러나 망하는 사업체가 늘면 고물상의 매출이 늘듯이, 나빠지는 경제에도 좋아지는 부분은 있게 마련이다. 좋은 통계만 내세우거나 허접한 ‘공공알바’ 자리를 만들어 취업통계를 부풀리는 일은 국민을 속이는 행위에 가깝다. 진정으로 경제를 살릴 생각이 있다면 현실을 직시하고 문제의 원인부터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

우리 경제는 일부 강성노조에 발목이 잡히고 중국의 추격이라는 외풍에 흔들리면서도 힘들게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여기에 결정타가 된 것은 정부의 강압적인 개입정책이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획일적인 근로시간 단축, 무리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통신사와 카드사의 요금 인하, 국민연금을 통한 민간기업 경영 개입 등이 그것이다. 기업에 대한 ‘적폐몰이’가 이어지고 있고 여차하면 기업인을 형사 처벌하는 법들도 만들어지고 있다.

최저임금의 경우, 정부는 경제학 족보에도 없는 소득주도성장론(‘소주성’)을 앞세워 2년간 30%(주휴수당 포함 시 50%) 가까이 올렸다. 신뢰할 만한 연구들에 의하면 최저임금이 10% 오르면 고용은 1% 줄어든다. 60만 개 이상의 일자리가 최저임금 탓에 사라졌을 것이라는 얘기다. 선진국 중에는 최저임금 제도가 없는 나라가 많으며, 있어도 영향률은 대부분 10% 이내다. 우리는 40%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절반 가까운 근로자에게 국가가 정한 임금을 주게 만든, 사실상의 임금 통제다.

최저임금을 높이면 그보다 생산성이 낮은 근로자는 일자리를 잃게 된다. 경제적 취약계층부터 피해를 입는 것이다. 당연히 소득 최하위층의 소득이 감소해 가계소득 격차가 확대된다. 그간의 통계로 확인된 대로다. 기업들이 사멸하는 한편으로 중소기업의 해외투자는 32% 폭증하는 등 기업의 해외탈출이 가속화된 것 또한 예상했던 대로다.

소주성은 선의가 담긴 정책이라고 한다. 그러나 처참한 실패가 확인된 지금도 고집을 한다면 그 선의조차 의심받게 될 것이다. 검증되지 않은 치료법으로 사람을 죽게 한 시술자에게 환자를 살리려는 선의가 있었다고 면죄부를 줄 수 없는 것과 같다.

다행히 소주성의 속도 조절을 시사하는 발언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지금 필요한 것은 정책실패를 인정하는 용기, 그리고 소주성의 속도 조절이 아닌, 완전한 폐기다. 국가에 의한 가격통제 또는 경제 개입은 시장기능을 위축시키고 경제효율을 해친다. 달리는 말에 족쇄를 채우는 것과 같다. 정부의 경제 간섭은 국내 가치사슬의 붕괴를 가져오고 있다. 한 번 무너지면 복구하기가 어렵다.

경제를 소생시킬 수 있는 골든타임이 지나고 있는 느낌이다. 규제 혁파, 노동개혁 등을 통해 민간이 창의적으로 경제활동을 할 수 있게 되는 방향, 시장기능이 회복되는 방향으로 정책 대전환이 이뤄지기를 고대한다.

 

출처: https://www.hankyung.com/opinion/article/2019051309391

※ 이 기사는 '뉴스콘텐츠 저작권 계약'으로 저작권을 확보하여 게재하였습니다.
 

 

출처 : 한국경제ㅣ19.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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