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린 캠퍼스 > 국민NEW&HOT > 언론속의 국민   RSS

[Biz Prism] `흑인 CEO` 없는 美재계…플로이드는 어디에나 있다 / 백기복(경영학부) 교수

카테고리

차별이란 본래 목적 이외의 기준으로 부당하게 판단해 처우하는 것을 말한다. 능력 있는 사람을 뽑겠다고 해놓고 출신 학교를 보고 뽑고, 실적 순으로 승진시킨다고 해놓고 여자라서 안 된다고 하고, 똑같이 잘못했는데도 평소에 싫어하는 사람에게 더 가혹한 벌을 주는 등은 차별에 해당한다.

2020년 5월 25일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백인 경찰이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를 과잉 진압으로 사망케 한 사건 때문에 미국 전역이 떠들썩하다. 미국 백인들의 흑인에 대한 인종차별은 깊은 역사적 배경을 갖고 있다.

1964년 시민권리법(Civil Rights Acts)을 만들어 인종, 피부색, 종교, 성별, 출신 국가 등에 따라 차별받지 않도록 규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에 있어 차별은 아직도 미국 사회 여러 분야에 남아 있다. 할리우드 액션영화에서 범인은 거의 흑인으로 묘사되며, 학교에서 다인종 소그룹활동을 할 때 리더는 항상 백인이 되어야 한다는 등의 암묵적 관행들은 미국 인종차별의 현주소를 잘 말해준다. 비즈니스 분야에서의 흑인 차별은 더욱 심각하다. 흑인은 우선 가계소득에서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2018년 미국 센서스국 통계에 따르면, 미국의 인종별 가계소득 중앙값은 아시아계가 8만7194달러로 제일 높고, 그다음이 비남미 출신 백인으로 7만642달러를 기록했으며, 흑인은 4만1361달러에 불과했다. 이것은 경제활동에 있어 인종 간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또 주요 기업 상층부에는 흑인이 별로 없다. 예를 들어 골드만삭스, 제이피모건, 뱅크오브아메리카, 웰스파고 등 유수 금융기관 최고경영층에는 흑인이 하나도 없고, 씨티그룹에는 겨우 한 명이 있다. 특히 실리콘밸리에서는 흑인을 찾아보기 힘들다.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 오라클 등 정보기술(IT) 기업 최고경영층에는 흑인이 없다.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월마트 최고경영층 46명 중에 흑인은 3명(약 6.5%)에 불과하며, 스타벅스 최고경영층 45명 중에도 흑인은 3명뿐이다. 나이키 최고경영층에서는 흑인을 찾아볼 수 없다. 이것은 비남미 출신 백인 60.4%, 흑인 13.4%, 아시안 5.9% 등 인구 비율(2019년 센서스 추정치)로 봤을 때, 차별적 분포라고 아니할 수 없는 결과다.

미국 정부는 흑인 차별을 극복하기 위해 1964년 시민권리법에 따라 고용기회균등위원회(Equal Employment Opportunity Commission)를 만들어 흑인에게 고용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특히 `적극적 고용정책(Affirmative Action Program)`은 구체적 목표치를 설정해 소수자들을 고용에서 우대하도록 하는 제도다. 이 제도는 흑인 역량 평균이 백인보다 낮기 때문에 똑같은 수준에서 경쟁하도록 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철학에서 나온 것이다. 평균 소득이나 교육 기회가 절대적으로 불리한 조건에서 자란 흑인에게 좋은 조건에서 자란 백인과 똑같이 경쟁하라고 하면 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그들만을 위한 자리를 할당해 혜택을 받도록 하자는 것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러한 프로그램은 흑인보다는 여성과 동양인 등을 포함하는 `소수자` 고용으로 초점이 바뀌게 됐다. 결국 흑인은 소수자 집단 내에서 여성이나 다른 소수자들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돼 흑인 고용이 크게 늘지 못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많은 미국 기업이 플로이드 사건 이후 흑인 차별을 철폐하겠다고 다짐하고 나섰다. 하지만 2020년 6월 6일자 뉴욕타임스는 과거 예로 봤을 때 기업들의 `보여주기식` 이벤트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했다.

 벌써 흑인을 뽑고 싶어도 뽑을 사람이 없다는 식의 항변이 나온다고 한다.

한국에도 성별, 학력, 출신, 빈부 등에 따른 차별이 아직도 많이 남아 있다. 많은 한국 기업이 코로나19 때문에 차별 금지는 고사하고 고용 자체를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하지만 이 단절적 상황이야말로 편협한 차별 관행을 끊고 다양성을 확보하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백기복 국민대 경영대학 교수]

 

원문보기: https://www.mk.co.kr/news/business/view/2020/06/649486/

※ 게재한 콘텐츠(기사)는 언론사에 기고한 개인의 저작물로 국민대학교의 견해가 아님을 안내합니다.

※ 이 기사는 '뉴스콘텐츠 저작권 계약'으로 저작권을 확보하여 게재하였습니다.

출처 : 매일경제|2020.06.25 04:03
목록 출력 스크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