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린 캠퍼스 > 국민NEW&HOT > 언론속의 국민   RSS

[이슈토론] 전국민 고용보험 도입 / 류재우(경제학과) 교수

카테고리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0일 모든 취업자가 고용보험 혜택을 받는 `전 국민 고용보험 시대`의 기초를 놓겠다고 밝히면서 전 국민 고용보험 제도 도입에 대한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찬성 측은 성공적인 방역의 비용을 취약한 사람들의 일자리 상실로 부담하는 것은 불공정하다며 전 국민 고용보험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반대 측은 취지는 좋지만 보험기금의 불안정화, 도덕적 해이 문제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 찬성 / 윤홍식 인하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現고용보험 49%에만 적용…제2 코로나 `안전망` 필요


 성공적 방역에 대한 국외 언론의 찬사가 대단하다.

 

서구 국가들이 방역을 위해 시민의 자유로운 이동을 통제하고 있는 상황을 생각하면, 우리가 이룬 성공이 더 대단해 보인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성공적 방역은 한국 사회의 불공정한 모습을 확인해 주는 계기가 됐다. 열심히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이 방역 정책으로 아무런 안전장치 없이 일자리를 잃고 가게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불공정한 일이다. 방역의 성과는 모두가 누리면서 그 비용을 취약한 사람들만 부담한다면, 그 사회는 공정한 사회가 아니기 때문이다. 전 국민 고용보험이 절실한 이유다. 물론 고용보험이 있다. 하지만 적용 대상자가 전체 취업자의 49.4%에 불과한 반쪽짜리 보험이다. 이마저도 정규직 노동자가 주로 가입하고 있어, 고용보험이 가장 절실한 불안정한 고용 상태에 있는 비정규직과 특수고용노동자, 자영업자 등은 배제돼 있다.

문제는 감염병으로 인한 위기가 이번 한 번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데 있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2차 확산을 기정사실화했고 감염병의 발병 주기도 짧아질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지속적으로 성공적인 방역이 필요하지만, 지금처럼 방역의 비용을 특정 계층이 부담한다면, 더 이상의 성공적 방역은 불가능하다.

전 국민 고용보험이 성공적 방역을 위한 사회적 백신인 이유다. 다만 전 국민 고용보험은 현재 고용보험과 같이 노사가 재원을 분담하는 방식으로는 실현하기 어렵다. 지난 10여 년 동안 고용보험 대상자를 늘리기 위해 두루누리 사업을 시행했지만, 성과가 크지 않았다. 2010년부터 2017년까지 고용보험 가입자는 6.9%포인트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런 속도라면 수십 년 후에도 고용보험의 사각지대를 해소할 수 없다. 방법은 고용보험을 고용관계가 아닌 소득활동에 기초한 보험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동자, 자영업자 등 누구든 돈을 버는 만큼 보험료를 내면 된다. 비현실적인 이야기가 아니다. 덴마크와 프랑스에서 이미 시행하고 있다.

더욱이 급격한 디지털 기술 변화로 인해 노동자와 자영업자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우리가 취업과 실업을 반복적으로 경험할 가능성이 점점 더 높아지는 상황에서 소득활동에 기초한 전 국민 고용보험의 도입은 다가올 미지의 감염병에 대한 대응만이 아닌 현재와 미래의 산업 변화를 선도하는 혁신적이고 포용적 정책이 될 수 있다.

■ 반대 / 류재우 국민대 경제학과 교수
고용보험 작년 2조원 적자…천만명 유입땐 기금 고갈

전 국민 고용보험제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사용자에게 급여를 받는 근로자에게 한정되던 고용보험 가입 자격을 모든 취업자로 넓히는 것이 취지다. 새 가입 대상은 학습지 교사나 대리운전 등 특수고용노동자(특고), 온라인으로 고객과 연결돼 일하는 플랫폼 노동자, 프리랜서 등 법적으로 자영업자로 분류되는 직군이다. 임의가입이 허용됐으나 가입률이 0.4%에 불과하던 자영업자는 의무가입으로 전환된다.

현재 취업자 중 40% 정도가 고용보험의 우산 밖에 있다. 고용과 소득이 불안정한 이들 취약계층을 보험의 틀 안으로 끌어들여 실업 위험에서 보호하자는 취지는 좋다. 그러나 보험재정의 불안정성, 근로자의 도덕적 해이 등이 문제다.

새 대상자는 대부분 사용주를 특정하기 힘들다. 노사가 분담하게 돼 있는 보험료 중 사용자 몫을 낼 주체가 모호하거나 존재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외부자에게 부담이 떠넘겨질 가능성이 높다. 이들이 일해서 받는 보상의 어디까지가 소득인지도 불분명하다. 소득 파악이 쉽지 않으니 적정한 보험료를 매기기도 힘들다. 또 간헐적으로 일하는 경우가 많은 특고, 프리랜서, 예술인은 실업 기간이 상대적으로 길어 보험료 기여에 비해 급여가 상대적으로 클 수밖에 없다. 직업 특성상 구직 활동과 취업 여부를 확인하기도 힘들다. 근로 인센티브의 손상, 도덕적 해이 문제가 심각해질 가능성이 높다.

당연히 1000만명에 달하는 취약계층을 새로 편입하는 고용보험은 막대한 적자 요인을 떠안게 된다. 고용사정 악화로 실업급여 지급이 급증하면서 작년에만 무려 2조1000억원 적자를 낸 기금의 지속 가능성에 심각한 문제가 생긴다. 재정 투입을 통한 해결은 올해에만 130조원 정도로 예상되는 재정적자 문제를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키울 수 있다.

결국 고용보험료를 올릴 수밖에 없는데, 이는 취약계층 복지 문제를 기업과 일반근로자에게 떠넘기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형평성 문제와 함께 기업의 비용 증가 문제가 커진다. 전 국민 고용보험제를 통해 취약계층을 보호하는 방식은 보험재정 불안정성, 기업 부담 증가, 형평성 파괴, 근로자의 도덕적 해이 문제를 키울 것이다. 대안은 이들이 최저한도의 안정적인 생활을 하면서도 근로를 통해 자립할 인센티브를 잃지 않게끔 하는 사회 안전망을 설계하는 것이다.

 


원문보기: https://www.mk.co.kr/opinion/contributors/view/2020/05/544652/

※ 게재한 콘텐츠(기사)는 언론사에 기고한 개인의 저작물로 국민대학교의 견해가 아님을 안내합니다.

※ 이 기사는 '뉴스콘텐츠 저작권 계약'으로 저작권을 확보하여 게재하였습니다.

 

    

출처 : 매일경제|2020.05.28 04:01
목록 출력 스크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