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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야간산불 헬기진화의 어제와 오늘 / 남성현(임산생명공학과) 석좌교수

날짜 2026.02.19 조회수 29

남성현 국민대 석좌교수(전 산림청장)

 

최근 기후 변화 등으로 인해 산불이 일상화·대형화되고 있다. 특히 해가 진 후에도 불길이 잡히지 않는 ‘야간산불’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치명적인 변수가 되고 있다. 그동안 산불이 야간으로 이어지면 일반적으로 헬기는 시계(視界) 확보의 어려움 등으로 산불현장에서 철수했다. 지상 진화인력과 장비도 험준한 산림 내 도로망 부족 등으로 산불현장에 접근하기 어려워 주로 민가와 시설 주변을 중심으로 ‘감시와 방어’에 치중할 수밖에 없었다. 최근에 와서는 산불취약지를 중심으로 임도를 연차적으로 확충해 나가면서 고성능 진화 차량과 전문진화인력을 투입하여 야간에도 적극적으로 산불 진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열화상 카메라가 장착된 드론을 활용하여 산불 진화에 대처해 나가고 있다. 극단적인 위기상황에서는 불가피하게 위험을 무릅쓰고 야간에도 극히 제한적으로 헬기를 투입하고 있다.

 

산림청 자료에 의하면, 2020년 안동지역 산불 당시 처음으로 국산 중대형헬기인 수리온 1대를 투입하면서 본격적인 전기를 맞이했다. 이후 2022년 울진 지역 대형산불에서 안전성 검토를 위한 시험 운영을 거쳐 야간 진화 체계를 구축했다. 2025년 대구 함지산 산불에서는 수리온 2대를 주간에 정찰 후 투입해 야간 8시부터 밤늦게까지 실전 진화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하며 그 효용성을 증명한 바 있다. 올해 들어서는 서울 구룡마을, 전남 광양, 서울 수락산, 전북 남원지역 산불 시 야간에 헬기를 투입하여 불길을 잡았고, 열화상 카메라를 활용하여 산불 상황을 분석하고 대응책을 마련했다고 한다. 현재 산림청이 보유한 헬기 중 야간산불 진화에 필요한 전문인력과 장비를 갖춘 헬기는 중대형헬기 3대로, 올해 말까지 미국에서 초대형 헬기 2대를 추가로 도입하면 총 5대가 된다고 한다. 내년 이후 연차적으로 확대한다고 한다.

 

문제는 헬기의 야간비행조건이 극히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항공안전법상 ‘야간산불 진화기준’은 풍속이 초당 5m, 시정거리 5km, 운고 450m 이상으로 주간보다 상당히 엄격하다. 주간에 산불 지역을 사전 정찰하고 산불현장의 지형과 장애물을 숙지해 놔야 한다. 야간에는 주간처럼 담수지에서 물을 담을 수 없어 지상에서 소방차 등을 통해 물을 공급해야 한다. 조종사의 야간투시경 장착 및 관련 장비 확충 등을 통해 안전성을 확보해야 한다. 조종인력 운용 측면에서는 주간보다 피로도가 급증하고 휴먼에러가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대형산불 발생 시 일몰 전 헬기를 최대한 투입하여 조종인력이 부족한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

 

야간 진화의 핵심은 극한 상황에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다. 수리온 헬기에 장착된 ‘열화상 카메라’는 야간산불 대응의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인공지능(AI) 기반의 광범위한 지역 스캐닝을 통해 불꽃뿐만 아니라 수목 아래 숨겨진 열원과 불길을 정밀하게 탐지하고 분당 약 54ha 면적을 촬영하며 실시간으로 산불 상황을 지도화(Mapping)함으로써, 현장대책본부가 과학적인 대응 전략을 수립하고 주민 대피를 결정하는 데 결정적인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갈 길은 여전히 멀다. 야간 비행의 리스크(risk)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훈련된 전문 조종인력을 충분히 확보하여 주·야간 교대 근무가 가능한 인력 운용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초대형 헬기의 야간 운용은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도전인 만큼 시범 운영과 비행 훈련장치(Simulator) 도입을 통해 안전한 운용 기법을 확립해야 한다. 야간산불 진화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 그리고 우리의 소중한 생명의 숲을 보호하기 위한 국가적 안전망 구축의 핵심이다. 첨단 장비의 도입과 전문 인력 양성, 그리고 체계적인 훈련이 삼박자를 이룰 때, 우리는 비로소 24시간 멈추지 않는 산불 대응 체계를 완성할 수 있을 것이다.